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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과 민간인을 구별하는 방법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하 지원관실)이 민간인을 사찰해 물의를 빚고 있다. 대통령을 비방하는 동영상을 게재했다는 게 사찰 이유인데, 민간인의 기강을 바로잡는 데 굳이 나선 이유에 대해 이인규 지원관은 “민간인인 줄 몰랐다. 그가 민간인이라는 사실은 조사를 시작한 지 두 달 후에야 알았다”고 했다. 여론은 “그게 말이 되느냐”고 어이없어 하는 분위기지만,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그건 충분히 말이 된다. 1996년 5월부터 3년간 지금은 질병관리본부로 이름이 바뀐 국립보건원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한 적이 있다. 정부 산하기관인 국립보건원에서 근무하는 전 직원은 이른바 공무원이다. 같은 울타리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난 수백명에 달하는 공무원들 틈바구니에서 살았던 거다. 일가친척은 .. 더보기
초등 교육의 필요성 조교 시절, 점심을 먹으러 중국집에 갔다. 교수님이 물으신다. “뭐 먹을래?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탕수육’이라고 말하려는데 교수님이 한마디 덧붙인다. “난 자장면 시킬 테니까 너희들은 마음대로 골라.” 여기저기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저도 자장면을 먹겠습니다.” 난 손을 들고 말했다. “저…곱빼기 먹어도 됩니까?” 아랫사람은 늘 윗사람의 심기를 살피게 마련. 자장면을 드시겠다는 교수님의 첨언은 이어지는 “마음대로 골라”와 무관하게 내 선택을 제한했다. “수직으로 누르는 단위 면적에서의 힘의 단위”를 압력이라고 한다면, 교수님의 말씀은 조교인 내게 압력이었다. 점심 한 끼야 자장면을 먹어도 상관이 없지만, 문제는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압력이다. 예를 들어 신영철 대법관을 보자. 그는 법원장.. 더보기
월드컵이 무섭다 2004년 3월12일, 대한민국 제16대 국회는 찬성 193표, 반대 2표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선거법 위반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대통령을 우습게 본 국회의 객기였다는 게 사실에 더 가까웠다. 금요일이던 그날 저녁,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국회 앞에 모여 그런 짓을 저지른 국회를 규탄했다. 이렇게 점화된 촛불은 다음날 광화문으로 이어졌고, 한 달 후 총선에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진보·자유주의 세력을 다수당으로 만들어줬다. 2009년 5월29일, 대법원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에 대해 무죄판결을 확정했다. 그날은 금요일이었고, 게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예정돼 있었다. 김용철이 쓴 의 한 구절을 옮겨본다. “상식대로라면 대법관들이 영결식 장례위원이므로 선고를 연기하는 게 .. 더보기